홍콩대학서 천안문 항쟁 희생자 추모기념비 사라졌다
홍콩에서 천안문 6.4 항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공기념물이 사라졌다.
1월 29일 홍콩대학 측은 기숙사 앞 스와이어 브릿지 도로에 적혀 있던 '냉혈(冷血)' 캘리그라피를 지웠다.
지워진 '냉혈(冷血)' 글자는 1989년 6월 4일 차가운 피 속에서 인터내셔널가('일어나라, 굶주림과 추위에 고통받는 노예들이여')를 부르다 희생된 천안문 6.4 항쟁 시위대를 추모하는 뜻을 담고 있다.
홍콩대학의 학생들은 해마다 글씨 위에 페인트를 덧칠하며 천안문 6.4 항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해 왔지만 - 홍콩대학 측은 '일상적인 유지보수'라는 핑계를 대며 해당 캘리그라피를 지웠다.
홍콩대학의 이러한 조치는 중공이 홍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 홍콩은 중공 본토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천안문 6.4 항쟁에 관한 공공기념물을 허용해 왔다.
1989년 6월 4일 천안문 6.4 항쟁에서는 중공 본토의 학생들과 시위대는 정치적 민주화와 시민의 자유 보장을 요구하며 인터내셔널가('일어나라, 굶주림과 추위에 고통받는 노예들이여')를 부르며 천안문 광장에서 저항했지만, 중공 군대는 학생들과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무차별적인 발포를 일삼아 수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홍콩대학에서 중공에 대한 비판은 위축되어 가고 있다. 2021년 12월에는 홍콩대학의 대표적인 동상 중 하나인 '수치의 기둥'이 철거되었고, 2022년 1월 초에는 현지 민주화운동가가 천안문 6.4 항쟁을 기념하는 철야 시위를 개최하려다 홍콩경찰에 체포되는 사건도 일어났다.
홍콩에서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다. 홍콩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참담한 모습에서 대한민국의 양대 암흑기였던 이명박그네 집권기('암흑의 9년', 2008-2017)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1961-1993)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유동균 편집인>